서울중앙지방법원 2025. 3. 21. 선고 2024나39525 판결
나. 판단
민사집행법 제91조 제2항 및 가등기담보 등에 관한 법률(이하 ‘가등기담보법’이라 한다) 제15조에 따라 저당권·가등기담보권은 매각에 의하여 전부 소멸하고,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에 따라 지상권ㆍ지역권ㆍ전세권 및 등기된 임차권은 저당권ㆍ압류채권ㆍ가압류채권에 대항할 수 없는 경우 매각으로 소멸한다. 이때 저당권ㆍ압류채권ㆍ가압류채권을 이른바 말소기준권리라 한다.
살피건대 민사집행법 제91조 제2항 및 제3항 등 관련 법률 규정과 관련 법리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에서 말하는 ‘저당권, 압류채권, 가압류채권’은 열거적 규정이므로 임차권은 말소기준권리가 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고, 설사 예시적 규정이라 하더라도 임차권은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의 저당권ㆍ압류채권ㆍ가압류채권에 준하는 권리라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임차권이 말소기준권리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저당권ㆍ압류채권ㆍ가압류채권의 경우 목적물의 교환가치에 대한 금전적 추심을 주목적으로 하는 반면, 임차권은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취득하거나 이미 취득한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유지하도록 해 주는 담보적 기능을 주목적으로 한다(대법원 2019. 5. 16. 선고 2017다226629 판결 참조).
저당권의 경우 경매를 통한 추심이 이루어지므로 필연적으로 민사집행법 제91조 제2항, 동조 제3항이 적용된다 할 것이지만, 임차권의 경우 반드시 경매를 통한 금전적 추심이 예상되지는 않으므로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의 ‘저당권ㆍ압류채권ㆍ가 압류채권’과 임차권을 동일하게 취급해야 할 필요성이 없다.
② 저당권은 우선변제권으로 보호되는 반면, 임차권은 우선변제권뿐만 아니라 대항력으로 보호된다.
즉, 우선변제권에 의하여 피담보채권이 완전히 변제되지 않은 경우, 저당권자는 우선변제권을 잃고 다만 일반채권자로서 집행권원을 가지고 채무자의 일반재산에 대하여 집행을 하거나 배당에 참가하여야 한다. 반면,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가지고 있는 임차인은 먼저 우선변제권을 선택하여 경매절차에서 보증금 전액에 대하여 배당요구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보증금 전액을 배당받을 수 없었던 때에는 보증금 중 경매절차에서 배당받을 수 있었던 금액을 공제한 잔액에 관하여 경락인에게 대항하여 이를 반환받을 때까지 임대차관계의 존속을 주장할 수 있는바(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5 단서), 이중으로 보호를 받는다.
이처럼 임차권자는 선행하는 저당권이 없는 경우 임차권이 소멸되지 아니하고 인수되거나, 경매를 신청하는 등으로 배당절차에서 우선적으로 보증금을 변제받을 수 있는데, 이와 별개로 저당권에 준한다고 보아 후행 물권을 소멸시키기까지 함으로써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없다.
③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에 따른 임차권등기는 특정 목적물에 대한 구체적 집행행위나 보전처분의 실행을 내용으로 하는 압류·가압류·가처분과 달리 주택임차인이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취득하거나 이미 취득한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유지하도록 해 주는 담보적 기능을 주목적으로 한다. 비록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임차권등기명령의 신청에 대한 재판절차와 임차권등기명령의 집행 등에 관하여 민사집행법상 가압류에 관한 절차규정을 일부 준용하고 있지만, 이는 일방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법원이 심리·결정한 다음 등기를 촉탁하는 일련의 절차가 서로 비슷한 데서 비롯된 것일 뿐 이를 이유로 임차권등기명령에 따른 임차권등기가 본래의 담보적 기능을 넘어서 채무자의 일반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보전하기 위한 처분의 성질을 가진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9. 5. 16. 선고 2017다226629 판결 참조).
이와 같은 판례의 태도에 비추어 볼 때 임차권을 압류ㆍ가압류에 준하여 보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할 것이다.
④ 저당권, 압류채권, 가압류채권 외에 말소기준권리가 될 수 있는 전세권(민사집행법 제91조 제4항 단서), 가등기담보권(가등기담보법 제15조)과 달리, 임차권의 경우 말소기준권리로 인정할 수 있는 법률상 근거가 없다.
⑤ 말소기준권리는 경매절차에서 다른 권리의 존속 여하에 중대한 영향을 주므로 이를 임의로 정할 수 없고 명문으로 규정해두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⑥ 원고는, 이 사건 건물은 다가구 주택이므로 전체 주택을 기준으로 대항력을 취득하게 되는바 선순위 임차인들의 권리가 말소기준권리가 되어야 하고, 선순위 임차권이 소멸함에도 후순위 임차권이 소멸하지 않는다면 경매가 지속적으로 유찰되어 선순위 임차권의 우선변제권이 보장받지 못하는 결과를 야기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들 상호 간에는 그 순서대로 우선변제받을 순위를 정하게 되는 것이므로 경매의 유찰과 같은 사후적인 사정이 선순위 임차권의 우선변제권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는 없고, 나아가 임대차 존속 중의 양수인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4항에 의하여 그 임대차 관계를 승계하고, 경매에 의하여 소멸하는 선순위 저당권이 없는 경우 대항력이 발생한 이후 가압류등기가 되었을 때에 임차인은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바, 원고로서는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의 존재를 알면서도 그 위험을 감수하고 이 사건 부동산을 경락받은 것이므로 임차인의 보호와 후순위 권리자의 보호 간의 형평성 측면에서 본다면,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을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갖춘 임차권에까지 적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춘천지방법원 2020. 9. 17. 선고 2019나53911 판결
나. 이 사건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전세권이 소멸하는지 여부
민사집행법 제91조 제2항 및 가등기담보법 제15조에 따라 저당권·가등기담보권은 매각에 의하여 전부 소멸하고,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에 따라 지상권·지역권·전세권 및 등기된 임차권은 저당권·압류채권·가압류채권에 대항할 수 없는 경우 매각으로 소멸한다. 이때 저당권·압류채권·가압류채권을 이른바 말소기준권리라 한다.
살피건대 민사집행법 제91조 제2항 및 제3항 등 관련 법률 규정과 관련 법리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에서 말하는 '저당권, 압류채권, 가압류채권'은 열거적 규정이므로 임차권은 말소기준권리가 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고, 설사 예시적 규정이라 하더라도 임차권은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의 저당권·압류채권·가압류채권에 준하는 권리라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임차권이 말소기준권리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저당권·압류채권·가압류채권의 경우 목적물의 교환가치에 대한 금전적 추심을 주목적으로 하는 반면, 임차권은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취득하거나 이미 취득한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유지하도록 해 주는 담보적 기능을 주목적으로 한다(대법원 2019. 5. 16. 선고 2017다226629 판결 참조).
저당권의 경우 경매를 통한 추심이 이루어지므로 필연적으로 민사집행법 제91조 제2항, 동조 제3항이 적용된다 할 것이지만, 임차권의 경우 반드시 경매를 통한 금전적 추심이 예상되지는 않으므로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의 '저당권·압류채권·가압류채권'과 임차권을 동일하게 취급해야할 필요성이 없다.
② 저당권은 우선변제권으로 보호되는 반면, 임차권은 우선변제권 뿐만 아니라 대항력으로 보호된다.
즉, 우선변제권에 의하여 피담보채권이 완전히 변제되지 않은 경우, 저당권자는 우선변제권을 잃고 다만 일반채권자로서 집행권원을 가지고 채무자의 일반재산에 대하여 집행을 하거나 배당에 참가하여야 한다. 반면,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가지고 있는 임차인은 먼저 우선변제권을 선택하여 경매절차에서 보증금 전액에 대하여 배당요구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보증금 전액을 배당받을 수 없었던 때에는 보증금 중 경매절차에서 배당받을 수 있었던 금액을 공제한 잔액에 관하여 경락인에게 대항하여 이를 반환받을 때까지 임대차관계의 존속을 주장할 수 있는바(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5 단서), 이중으로 보호를 받는다.
이처럼 임차권자는 선행하는 저당권이 없는 경우 임차권이 소멸되지 아니하고 인수되거나, 경매를 신청하는 등으로 배당절차에서 우선적으로 보증금을 변제받을 수 있는데, 이와 별개로 저당권에 준한다고 보아 후행 물권을 소멸시키기까지 함으로써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없다.
③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에 따른 임차권등기는 특정 목적물에 대한 구체적 집행행위나 보전처분의 실행을 내용으로 하는 압류·가압류·가처분과 달리 주택임차인이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취득하거나 이미 취득한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유지하도록 해 주는 담보적 기능을 주목적으로 한다. 비록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임차권등기명령의 신청에 대한 재판절차와 임차권등기명령의 집행 등에 관하여 민사집행법상 가압류에 관한 절차규정을 일부 준용하고 있지만, 이는 일방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법원이 심리·결정한 다음 등기를 촉탁하는 일련의 절차가 서로 비슷한 데서 비롯된 것일 뿐 이를 이유로 임차권등기명령에 따른 임차권등기가 본래의 담보적 기능을 넘어서 채무자의 일반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보전하기 위한 처분의 성질을 가진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9. 5. 16. 선고 2017다226629 판결 참조).
이와 같은 판례의 태도에 비추어 볼 때 임차권을 압류·가압류에 준하여 보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할 것이다.
④ 저당권, 압류채권, 가압류채권 외에 말소기준권리가 될 수 있는 전세권(민사집행법 제91조 제4항 단서), 가등기담보권(가등기담보 등에 관한 법률 제15조)과 달리, 임차권의 경우 말소기준권리로 인정할 수 있는 법률상 근거가 없다.
⑤ 말소기준권리는 경매절차에서 다른 권리의 존속 여하에 중대한 영향을 주므로 이를 임의로 정할 수 없고 명문으로 규정해두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⑥ 민사집행법 제91조 제3항을 임차권에 확대하여 적용할 시 다음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사건과 같이 임차인이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갖춘 후 전세권자가 전세권을 등기하고 임차인이 임차권을 등기한 경우, 앞서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 등을 갖춘 시기를 기준으로 선순위가 되는 임차권이 후순위의 전세권을 말소시킨다고 본다면, 임차인이 위 대항력 등을 갖추었다는 사실은 임차권 등기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공시되지 않으므로, 후순위 전세권자의 권리를 지나치게 침해할 여지가 있다.
임차인의 보호와 후순위 권리자의 보호 간의 형평성 측면에서 본다면, 위 제91조 제3항을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갖춘 임차권에까지 확대하여 적용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