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06. 10. 12. 선고 2004다48515 판결
부동산 거래에 있어 거래 상대방이 일정한 사정에 관한 고지를 받았더라면 그 거래를 하지 않았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한 경우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상대방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으며, 그와 같은 고지의무의 대상이 되는 것은 직접적인 법령의 규정뿐 아니라 널리 계약상, 관습상 또는 조리상의 일반원칙에 의하여도 인정될 수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7. 19. 선고 2021나66953, 2021나80959 판결
가) 관련 법리
임대차는 유상계약으로 매매의 담보책임에 관한 규정이 준용되고(민법 제567조), 임대차의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경우 임차인은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으며(민법 제580조, 제575조 제1항), 임대인은 임차인이 목적물을 사용・수익할 수 있도록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여야 한다(민법 제623조 전단). 임차인이 계약에 의하여 정하여진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하는데 하자가 있는 목적물인 경우 임대인은 하자를 제거한 다음 임차인에게 하자 없는 목적물을 인도할 의무가 있고,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그와 같은 하자를 제거하지 아니하고 목적물을 인도하였다면 사후에라도 위 하자를 제거하여 임차인이 목적물을 사용・수익하는 데 아무런 장해가 없도록 해야만 한다. 임대인의 임대목적물의 사용・수익상태 유지의무는 임대인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있어 하자가 발생한 경우는 물론, 자신에게 귀책사유가 없이 하자가 발생한 경우에도 면해지지 아니한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다96984 판결 참조). 또한 임대인이 그와 같은 하자 발생 사실을 몰랐다거나 반대로 임차인이 이를 알거나 알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21다202309 판결 참조).
이행지체를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려면 계약 상대방에게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그 이행을 최고하고 그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아니한 때에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민법 제544조). 이때 이행의 최고는 반드시 미리 일정기간을 명시하여 최고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최고한 때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면 해제권이 발생한다고 할 것이고, 계약을 해제하겠다는 통고를 한 때에는 이로써 이행의 최고가 있었다고 보아야 하며, 그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이행하지 않으면 그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할 것이다(대법원 1994. 11. 25. 선고 94다35930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7, 24, 26호증, 을 제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임대인인 피고들의 수선의무위반을 원인으로 하여 늦어도 이 사건 소장부본이 피고들에게 송달된 2020. 7. 23. 적법하게 해제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계약일 이전인 2019. 9. 20. 이 사건 지하층 부분 화장실 배관이 파열되어 소방서에서 출동하였던 사실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건물의 다른 세입자들 및 인근 건물의 세입자의 진술에 의하면 이 사건 건물에는 수차례 누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이 사건 지하층 부분의 철거 공사 진행 중 누수업체에서 2020. 6. 3. 이 사건 지하층 부분의 화장실 우측면에 누수가 발생하고 기존 인테리어 철거 후 벽체에 누수의 흔적 및 벽체 아래에 물이 흐를 수 있도록 도랑이 파져 있고 현재도 물이 고여 있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③ 이에 원고는 G에게 이 사건 지하층 부분에 방문할 것을 요청하였고 G도 누수 사실을 확인하여 E에게 누수 관련하여 촬영한 사진을 전송하고 연락하였으며 이 사건 건물에서 만나기로 하였으나 E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E은 2020. 6. 8. G에게 “다른 인테리어 업체를 통해 확인한 결과 누수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을 하였다. 피고들이 제출한 녹취록에 의하면 이 사건 계약해제 메시지 발송 이후인 2020. 6. 11. 원고는 E과 통화하면서 “그리고 이거 어머니(E)가 책임질, 임대인이 책임질 문제가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셨고, 최소한 의무를 가지고 있는 임대인이 나는 모르쇠라고 이야기하셨잖아요.”라고 말하였는데 이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E은 원고나 G의 수선 요청에도 불구하고 수선의무를 회피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④ 원고는 이 사건 건물에서 필라테스 학원을 운영하기로 하였고 E도 이와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필라테스 학원을 운영함에 있어서 이 사건 지하층 부분 바닥에 전기난방시설 설치가 필수적이었으므로 누수현상이 발생하는 경우 원고의 임대차목적물 이용이 불가능하였다.
⑤ 원고가 피고들에게 피고들의 수선의무 위반을 원인으로 이 사건 계약해제 메시지나 이 사건 통보서를 발송할 당시에는 비록 미리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수선의무 이행을 최고하지는 않았더라도 피고들의 대리인인 E이 이 사건 지하층 부분에 누수가 없다고 말을 한 것은 수선의무 이행을 종국적으로 거절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수선의무 이행의 최고가 없었더라도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적법하게 해제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가사 E이 이행거절을 한 것이 아니라고 보더라도 이 사건 통보서를 통해 그 이행의 최고를 하였다고 보이고 그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피고들이 수선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이상 늦어도 원고의 해제의 의사표시가 담긴 이 사건 소장부본이 피고들에게 송달됨으로써 이 사건 임대차계약은 적법하게 해제되었다고 할 것이다.
3)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해제와 아울러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계약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얻을 이익 즉 이행이익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에 갈음하여 그 계약이 이행되리라고 믿고 채권자가 지출한 비용 즉 신뢰이익의 배상을 구할 수도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신뢰이익 중 계약의 체결과 이행을 위하여 통상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은 통상의 손해로서 상대방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의 여부와는 관계없이 그 배상을 구할 수 있고, 이를 초과하여 지출되는 비용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로서 상대방이 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에 한하여 그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2. 6. 11. 선고 2002다2539 판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과 갑 제4, 5, 15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지하층 부분 인테리어 공사를 위한 철거비용으로 6,050,000원, 이 사건 건물에 필라테스 학원을 운영하기로 하면서 간판을 제작하고 설치한 비용으로 2,464,000원, 공인중개사 중개수수료로 4,257,000원을 지출한 사실이 인정되고, 원고가 이 사건 지하층 부분에 공사를 하고 필라테스 학원을 운영하면서 간판을 설치한다는 점은 피고들로서도 충분히 알고 있었던 사정이다. 또한 피고들의 수선의무 이행의 불이행으로 인하여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해제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6. 20. 선고 2014나13609 판결
판결요지
[1] 임대인의 수선의무의 대상이 되는 목적물의 파손 또는 장해(이하 ‘하자’라고 총칭한다)는 임대차기간 중에 드러난 하자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임대차기간 중에 비로소 발생한 하자에 한정되지 않고, 이미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목적물을 인도할 당시에 존재하고 있었던 하자도 포함된다.
[2] 임대인이 귀책사유로 하자 있는 목적물을 인도하여 목적물 인도의무를 불완전하게 이행하거나 수선의무를 지체한 경우, 임차인은 임대인을 상대로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민법 제390조),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다. 그리고 목적물의 하자에 대한 수선이 불가능하고 그로 인하여 임대차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임차인의 해지를 기다릴 것도 없이 임대차는 곧바로 종료하게 되고, 임차인이 목적물을 인도받아 어느 정도 계속하여 목적물을 사용·수익한 경우가 아니라 목적물을 인도받은 직후라면 임대차계약의 효력을 소급적으로 소멸시키는 해제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3] 임대차 목적물에 임대인의 수선을 요하는 하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임대인이 이를 모르고 있고 임차인 또한 이를 임대인에게 지체 없이 통지하지 아니한 경우, 임대인이 통지를 받지 못함으로 인하여 목적물에 대한 수선을 할 수 없었던 범위 내에서는, 수선의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은 물론 하자담보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고, 이러한 경우 임대인은, 임차인이 지체 없이 하자를 통지하여 수선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피할 수 없었거나 제거될 수 없었던 기발생 손해에 대하여만 책임을 부담한다.
[4] 갑이 을로부터 임차한 다가구주택에서 거주하는 동안 수시로 방과 거실의 천장에서 물방울이 고이면서 떨어지고 창문에서 물이 흘러내리며 벽지가 축축하게 젖어 있었으며, 이로 말미암아 벽지와 갑 소유의 가구, 옷, 가방 등에 곰팡이가 심하게 발생하여 손해를 입었음을 이유로 을을 상대로 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임대차 목적물에 위와 같은 현상과 곰팡이를 유발시킨 하자가 존재하였고 이로 말미암아 갑이 임대차의 목적인 주거를 위하여 사용·수익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지는 않았지만 방해는 받았으며, 위 하자는 수선이 가능하였는데 갑이 민법 제634조의 통지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여 을이 목적물에 대한 수선을 할 수 없었던 상태에서 갑은 이사 나갔으므로, 갑은 을을 상대로 갑이 목적물의 하자로 인하여 임대차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었다거나 을이 수선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는 없고, 단지 갑이 지체 없이 을에게 이를 통지하여 수선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피할 수 없었거나 제거될 수 없었던 기발생 손해에 대하여만 을을 상대로 목적물 인도의무의 불완전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내지 하자담보책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다고 한 사례.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5. 5. 14. 선고 2024가단225043 판결
3. 원고의 이 사건 계약 취소 주장에 관한 판단(예비적 청구원인 부분)
가. 주장의 요지
피고들은 원고에게 이 사건 주택의 하자를 고지하지 않는 등 원고를 기망하였다. 또한 이 사건 주택에 누수 등의 하자가 존재하지 않음은 이 사건 계약의 중요 부분에 해당하는데 피고들 등의 고지의무 불이행으로 인하여 이에 관하여 원고가 착오를 일으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이다. 이에 원고는 2024. 9. 23.자 준비서면을 통해 이 사건 계약을 취소한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원고가 지급한 보증금170000,000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판 단
1) 기망 주장에 관한 판단
우선 피고들이 이 사건 주택의 하자에 관하여 원고를 기망하였는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갑 제1, 5, 6, 7, 9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기망 취소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2) 착오 주장에 관한 판단
다음으로 착오 취소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위 기초 사실과 갑 제6, 9, 10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는 피고들 및 이 사건 계약을 중개한 개업공인중개사들의 이 사건 주택의 상태에 관한 정확하지 않은 설명으로 인하여 이 사건 주택의 하자 여부에 관한 착오를 일으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고, 이 사건 주택의 하자 상태에 관한 원고의 착오는 이 사건 계약에 첨부된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서에 별도 항목으로 기재될 정도로 중요 부분에 해당하며,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서를 통해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피고들의 의무에 편입된 것에 관한 착오라고 판단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은 원고의 취소 의사표시가 기재된 2024. 9. 23.자 준비서면이 피고들에게 송달됨에 따라 적법하게 취소되었다고 판단함이 타당하다.
①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기 전 공인중개사와 함께 이 사건 주택을 방문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 당시에는 다른 사람이 거주하고 있고, 가재도구 등이 많이 있어 이 사건 주택의 상태를 면밀히 검토할 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피고들도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주택의 하자 상태에 관하여 확인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럼에도 피고들이나 이 사건 계약을 중개한 개업공인중개사들은 원고에게 이 사건 주택에 누수가 없고, 도배 상태는 보통이라고 설명하였다.
③ 이 사건 주택의 벽면에 균열이나 누수가 있는지 여부 및 바닥면과 도배 상태는 이 사건 계약에 관한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서에 별도 확인 대상 항목으로 표시하게끔 되어 있다.
④ 원고가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전세 기간의 시작일에서야 비워진 이 사건 주택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그 누수, 곰팡내 등 하자 상태는 원고가 입주청소 등을 통해 정리한 후 바로 정상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⑤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이루어진 2024. 6. 1.자 통화 내용(갑 제9호증)에 의하면 피고들이 I를 통해 위층 보일러 교체 및 누수 방지 공사를 실시한다 하더라도 원고가 이 사건 주택의 도배공사를 하기 위해서는 누수 부분의 건조 등을 위하여 1개월 정도 시간이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전세 기간 개시 후 적어도 1개월 동안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이 사건 주택을 정상적으로 사용하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3) 소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계약은 적법하게 취소되어 그 효력이 처음부터 무효이므로, 이 사건 계약의 공동전세권설정자인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보증금 상당의 부당이득금 합계 170,000,000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인천지방법원 2023. 10. 18. 선고 2022가단276054 판결
나. 판단
갑 8 내지 13, 20, 22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한국전력공사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결과에 의하면, ① 이 사건 부동산의 2022. 1. 1. 기준 공시가격은 45,000,000원인 사실, ② 이 사건 부동산은 2013. 10.경부터 원고가 입주한 2021. 11. 5.경까지 7년 이상 빈집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던 사실, ③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에 입주한 직후부터 이 사건 부동산의 화장실 바닥 하수구와 변기에서 오수가 역류하였고, 2021. 11. 4., 2022. 2. 10., 2022. 3. 7. 3회에 걸쳐 화장실 배관, 공동오수관 등을 수리하는 공사를 하였으나 오수 역류가 다시 발생한 사실, ④ B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후인 2022. 11. 24. 이 사건 부동산에 청구금액을 1,070,000,000원으로 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가압류 기입등기가, 2023. 2. 2. 강서세무서장의 압류 기입등기가 각 마쳐진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갑 23호증, 을 3, 5, 6, 7, 1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인천광역시 서구 J동장에 대한 사실조회 회신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B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매도한 것이 원고를 기망하여 보증금 상당액을 편취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이 사건 부동산의 하자 고지와 관련된 기망
가) 재산적 거래관계에 있어서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상대방에게 계약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거나 상대방의 권리 확보에 위험을 가져올 수 있는 구체적 사정을 고지하였다면 상대방이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거나 적어도 그와 같은 내용 또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을 것임이 경험칙상 명백한 경우 계약 당사자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상대방에게 미리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고(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다97076 판결 참조), 피고가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부동산의 화장실 바닥 하수구와 변기에서 오수가 역류한다는 사실을 원고에게 고지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나) 그러나 법률상 고지의무 있는 자가 그 사실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고지하지 아니한 것이라면 고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는바(대법원 1985. 4. 9. 선고 85도17 판결 참조),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부동산 배관에 하자가 있어 화장실 바닥 하수구와 변기에서 오수가 역류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므로, 그 사실을 고지하여야 할 신의칙상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1) 피고는 이 사건 부동산을 소유하기는 했지만 이곳에 거주한 바는 없다.
(2) 이 사건 부동산은 2013년경부터 7년 이상 사람이 살지 않아 2021. 여름경 벽지가 뜯겨져 있거나 곰팡이가 다수 피어있었고, 현관도 뜯겨져 있었으나, 화장실에서 오수가 역류된 적이 있었는지는 불분명하다. 갑 23호증은 원고와 인근 주민의 2023. 5. 26. 전화통화에 대한 녹취록인바, 그 내용은 위 전화통화 무렵 이 사건 부동산에서 다시 물이 넘치고 있고, 그로 인해 관할 관청 소속 직원이 방문하여 뒤처리를 하고 있다는 것으로서, 위 대화내용만으로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이전에도 이 사건 부동산에 오수가 역류된 바 있다거나 그러한 사실을 누군가가 피고에게 통지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
(3) 피고는 2021. 여름경 이 사건 부동산 인근의 G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중개보조인으로 일하는 K에게 이 사건 부동산의 매도 중개를 의뢰하였다. 이 사건 부동산을 사전 답사한 K은 그 상태대로 임대나 매매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피고에게 전체 수리를 권유하였다. 이에 피고는 K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전체 수리하여 임대 및 매도 중개해 줄 것을 의뢰하였고, K의 소개로 'L'를 운영하는 M이 이 사건 부동산의 도배, 샷시, 바닥, 배관, 욕실방수 등 공사를 하였고, 공사 도중 역류가 발생하여 배관청소공사도 실시하였다. M은 위 공사가 끝난 후 피고 측에 이 사건 부동산에 아무 문제없이 공사를 마쳤다고 고지하였고, 2021. 11. 5. 피고로부터 공사대금 15,400,000원을 수령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부동산이 오랫동안 빈집으로 방치되어 있어 그 상태대로는 거주할 수 없는 하자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로서는 위와 같은 공사를 거쳐 그 하자가 수리되었다고 믿은 것으로 보인다.
(4)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공인중개사인 F가 작성한 중개대상물 확인설명서에는 배수 항목에 '정상'이라고 표기되어 있고,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의 특약사항에는 원고가 계약일 현재 이 사건 부동산의 시설상태가 이상 없음을 확인한 후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나 원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 전 이 사건 부동산을 확인하면서 화장실의 물이 제대로 내려가지 않는다거나 변기의 오수가 역류하는 하자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 임대차계약 이후 이 사건 부동산의 욕실배관 청소공사 2회, 공용배관 공사를 1회 하였으나, 오수가 역류되는 원인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그 하자가 쉽게 발견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피고 역시 이 사건 임대차계약 체결 이전에 이를 알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