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2017. 5. 18. 선고 2012다86895, 2012다86901 전원합의체 판결

[1] 임대차 목적물이 화재 등으로 인하여 소멸됨으로써 임차인의 목적물 반환의무가 이행불능이 된 경우에, 임차인은 이행불능이 자기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한 것이라는 증명을 다하지 못하면 목적물 반환의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며, 화재 등의 구체적인 발생 원인이 밝혀지지 아니한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이러한 법리는 임대차 종료 당시 임대차 목적물 반환의무가 이행불능 상태는 아니지만 반환된 임차 건물이 화재로 인하여 훼손되었음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한편 임대인은 목적물을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임대차계약 존속 중에 그 사용, 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하므로(민법 제623조), 임대차계약 존속 중에 발생한 화재가 임대인이 지배·관리하는 영역에 존재하는 하자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추단된다면, 그 하자를 보수·제거하는 것은 임대차 목적물을 사용·수익하기에 필요한 상태로 유지하여야 하는 임대인의 의무에 속하며, 임차인이 하자를 미리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인은 화재로 인한 목적물 반환의무의 이행불능 등에 관한 손해배상책임을 임차인에게 물을 수 없다.

[2] [다수의견] 임차인이 임대인 소유 건물의 일부를 임차하여 사용·수익하던 중 임차 건물 부분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임차 건물 부분이 아닌 건물 부분(이하 ‘임차 외 건물 부분’이라 한다)까지 불에 타 그로 인해 임대인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임차인이 보존·관리의무를 위반하여 화재가 발생한 원인을 제공하는 등 화재 발생과 관련된 임차인의 계약상 의무 위반이 있었음이 증명되고, 그러한 의무 위반과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며,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가 그러한 의무 위반에 따른 통상의 손해에 해당하거나, 임차인이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경우라면, 임차인은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에 대해서도 민법 제390조, 제393조에 따라 임대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종래 대법원은 임차인이 임대인 소유 건물의 일부를 임차하여 사용·수익하던 중 임차 건물 부분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임차 외 건물 부분까지 불에 타 그로 인해 임대인에게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 건물의 규모와 구조로 볼 때 건물 중 임차 건물 부분과 그 밖의 부분이 상호 유지·존립함에 있어서 구조상 불가분의 일체를 이루는 관계에 있다면, 임차인은 임차 건물의 보존에 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을 증명하지 못하는 이상 임차 건물 부분에 한하지 아니하고 건물의 유지·존립과 불가분의 일체 관계에 있는 임차 외 건물 부분이 소훼되어 임대인이 입게 된 손해도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로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여 왔다.
그러나 임차 외 건물 부분이 구조상 불가분의 일체를 이루는 관계에 있는 부분이라 하더라도, 그 부분에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임대인이 임차인을 상대로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하는 배상을 구하려면, 임차인이 보존·관리의무를 위반하여 화재가 발생한 원인을 제공하는 등 화재 발생과 관련된 임차인의 계약상 의무 위반이 있었고, 그러한 의무 위반과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며,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가 의무 위반에 따라 민법 제393조에 의하여 배상하여야 할 손해의 범위 내에 있다는 점에 대하여 임대인이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이와 달리 위와 같은 임대인의 주장·증명이 없는 경우에도 임차인이 임차 건물의 보존에 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였음을 증명하지 못하는 이상 임차 외 건물 부분에 대해서까지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된다고 판단한 종래의 대법원판결들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이를 모두 변경하기로 한다.




수원지방법원 2025. 4. 22. 선고 2023가단581811 판결

임대차 목적물이 화재 등으로 인하여 소멸됨으로써 임차인의 목적물 반환의무가 이행불능이 된 경우에, 임차인은 이행불능이 자기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한 것이라는 증명을 다하지 못하면 목적물 반환의무의 이행불능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며, 화재 등의 구체적인 발생 원인이 밝혀지지 아니한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이러한 법리는 임대차 종료 당시 임대차 목적물 반환의무가 이행불능 상태는 아니지만 반환된 임차 건물이 화재 등으로 인하여 훼손되었음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대법원 2017. 5. 18. 선고 2012다86895, 86901 전원합의체 판결 취지 참조). 
다만 임차 외 건물 부분에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임대인이 임차인을 상대로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하는 배상을 구하려면, 해당 건물 부분이 임차건물 부분과 구조상 불가분의 일체를 이루는 관계에 있다 하더라도, 임차인이 보존·관리의무를 위반하여 누수 원인을 제공하는 등 누수와 관련한 임차인의 계약상 의무 위반이 있었고, 그러한 의무 위반과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며, 임차 외 건물 부분의 손해가 의무 위반에 따라 민법 제393조에 의하여 배상하여야 할 손해의 범위 내에 있다는 점에 대하여 임대인이 주장·증명하여야 한다.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정수기는 원고가 자신의 비용으로 전적으로 관리하고 있었던 것인 점, 
② H이 이 사건 누수 사고를 발견하였을 당시 이 사건 정수기의 하단부 밸브에서 물이 새고 있었고, 위 밸브를 잠그자 물이 더 이상 새지 않았던 점, 
③ 이 사건 임대차계약서 특약사항으로 '현 시설물 상태의 임대차계약이며, (원고의) 부주의 파손시 원상복구하기로 한다.'고 정하고 있는 점, 
④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부동산이나 이 사건 하층 호실의 바닥 또는 천장에 물을 뿌려놓고 그 누수 사고 발생의 책임을 원고에게 전가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자료가 없고, 피고가 피고 소유 재산인 위 각 부동산을 고의적으로 훼손할 동기를 찾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누수 사고는 원고가 이 사건 정수기의 설치·보존상의 관리의무를 소홀히 한 데에 기인하였음이 명백해 보이고, 이로 인하여 임대차목적물인 이 사건 부동산 및 이 사건 하층 호실에 발생한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는 이 사건 누수사고 부위의 보수공사 비용 합계액 13,662,000원으로 봄이 타당하다
(위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이 사건 부동산 바닥에 흘러내린 물의 규모 및 범위 등에 비추어, 그 정도의 누수에도 확대손해가 발생하지 않을 수준의 견고함을 이 사건 부동산이 갖추도록 요구하는 것은 통상적이지 않아 보인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24. 12. 13. 선고 2024나33298 판결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서울특별시 도봉구 C아파트 D호(이하 ‘이 사건 D호’라 한다)의 소유자이고, 피고는 같은 아파트 E호(이하 ‘이 사건 E호’라 한다)의 소유자이며, F은 피고의 어머니이자 이 사건 E호 부동산의 임차인이다.
나. 2023. 6. 17.경 이 사건 E호의 주방 수전과 수도관 사이를 연결하는 자바라 호스에서 누수가 발생하여 물이 주방 하부 미장면에 스며들었고, 이는 바닥 슬라브 균열을 따라 아래층인 이 사건 D호의 거실 천장으로 흘러들었다(이하 ‘이 사건 누수사고’라 한다).
다. 이 사건 누수사고로 인하여 이 사건 D호의 거실 겸 주방 천장에 누수 얼룩이 생기고, 천장 석고보드에 물먹음 현상 및 변형이 발생하였으며, 곰팡이, 날파리가 발생하고, 방바닥 강화마루에 물자국이 생겼으며, 거실도배 전반에 오염이 생기는 등으로 원고가 누수피해를 입었다.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
이 사건 E호의 주방 싱크대 하부의 수도배관에서 누수가 발생하여 이 사건 D호의 천장과 벽지 등이 훼손되는 등 위 D호의 소유자인 원고는 수리비 등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피고는 민법 제758조 또는 민법 제750조에 따라 손해배상으로 원고에게 수리비 등 상당액의 손해배상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이 사건 E호의 주방 하부 수전과 수도관을 연결하는 자바라관에서 누수가 발생하였는데, 자바라관 호스는 주로 임차인이 점유, 사용하는 것인데다가, 부엌 싱크대 하부장을 열면 자바라 호스 연결관이 쉽게 눈에 보이므로 이에 대한 1차적 주의의무는 임차인에게 있다. 즉, 이 사건 누수 사고는 공작물의 점유자인 임차인 F이 손해의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해태하여 발생한 것이고, 공작물 책임은 1차적으로 임차인에게 있으므로, 공작물의 소유자인 피고는 민법 제758조의 공작물 책임 및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 책임이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민법 제758조 제1항에서 말하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는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서, 이와 같은 안전성의 구비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해당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자가 그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하여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하였는지의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8다61615 판결 등 참조).
민법 제758조에 따라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의 하자로 인하여 타인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은 제1차적으로 공작물을 직접적·구체적으로 지배하면서 사실상 점유관리하는 공작물의 점유자에게 있는 것으로서, 공작물의 점유자가 손해의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해태하지 아니하였음을 입증함으로써 면책될 때에 제2차적으로 공작물의 소유자가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게 된다(대법원 1981. 7. 28. 선고 81다209 판결, 대법원 1993. 1. 12. 선고 92다23551 판결 등 참조).

* 타인에 대한 손해배상 주체 : 1차 점유자, 2차 소유자
* 점유자와 소유자 사이의 손해액 분배를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한 판단은 아님 (위 수원지방법원 2025. 4. 22. 선고 2023가단581811 판결 참조)

나. 판단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살피건대, 이 사건 E호의 주방의 수전과 수도관 사이를 연결하는 자바라 호스에서 누수가 발생하여 이 사건 D호의 천장과 벽지 등이 물에 젖어 훼손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는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추어야 할 안전성을 결여한 것으로서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E호의 점유자 또는 소유자는 민법 제758조 제1항에 따라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손해배상책임의 주체
앞서 든 각 증거, 을 제3호증의 기재, 제1심법원 감정인 G의 감정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건물은 2014. 2. 4. 사용승인을 받아 다소 노후화된 데다가, 피고는 2016. 9. 4. 이 사건 E호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뒤 현재까지 장기간 이를 소유하고 있으며, 특히 2021. 12. 24.경 이 사건 E호의 수도배관에서 이미 누수가 발생한 적이 있으므로, 피고로서는 이 사건 E호의 주방 수도배관 등에서 누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할 주의의무가 있는 점, 

② 이 사건 E호의 주방 수전과 수도관 사이를 연결하는 자바라 호스에서 누수가 발생하였는데, 비록 위 호스관이 싱크대 하부장 내에 위치하여 있어 임차인이 이를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수전 호스관은 주방 수도배관의 일부로 볼 여지가 있고, 평소에 그 상태가 쉽게 확인되는 부분도 아닌 것으로 보이는바, 그 설치 위치와 누수 부위 등을 고려하면 이는 일반적으로 임대인의 관리영역에 속한다고 보이는 점

③ 감정인 또한 이 사건 누수의 발생 원인을 ‘수도관’으로 보았고, 특히 위 호스에서 새어나온 물이 주방 하부 미장면의 슬라브 균열을 따라 이 사건 D호의 거실 천장으로 흘러들었다고 보았는데, 이처럼 피고 소유의 이 사건 E호의 바닥면의 균열이 이 사건 누수사고의 중요한 원인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F이 이 사건 E호의 점유기간 동안 특별히 위 주방 싱크대의 구조 등을 변경한 것은 없고, 이를 부주의하게 사용하였다거나 그 밖에 이를 사용·관리함에 있어서 별다른 문제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발견되지 않는 점

⑤ 위 누수사고 이전부터 이미 자바라 호스관에서 누수가 발생하여 주방 하부장에 물기가 생기는 등의 현상이 있었다거나 F이 위 호수관의 누수를 발견하고도 이를 상당 시간 방치하였다는 증거는 없고, 오히려 F은 2023. 6. 17. 아침 싱크대 하부장에 물건을 수납하던 중 물기를 확인하고 즉시 보수 업체에 보수를 의뢰하여 주방 수전과 수도관 사이를 연결하는 자바라 호스를 교체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F은 이 사건 E호의 점유자로서 손해의 방지에 필요한 주의를 해태하지 않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E호의 점유자인 F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없으므로 이 사건 E호의 소유자인 피고가 민법 제758조 제1항에 따라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갑 제5호증의 기재, 제1심법원 감정인 G의 감정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누수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임시로 전등을 교체하고 90,000원을 지출한 사실<각주1> 및 이 사건 D호의 하자 보수를 위하여 보수공사비 3,127,000원, 보수공사를 위해 짐을 옮기는 비용 356,000원, 보수기간 동안의 임시거주지 비용 533,000원 합계액 총 4,016,000원이 소요되는 사실이 인정되고, 위 비용들은 이 사건 누수사고로 인한 통상 손해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4,061,000원(= 전등교체 비용 중 원고가 구하는 45,000원 + 보수공사비 3,127,000원 + 짐 옮기는 비용 356,000원 + 임시거주지 비용 533,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그 이행을 구한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4. 1. 4.부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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